일상의 주저림

문에 코뚜레를 걸어 두는 이유

#경린 2017. 2. 20. 22:21



현관문 바깥쪽에는 친정아버지께서 써 주신 '입춘대길' 글씨를

안쪽에는 선암사에 갔을 때 사 온 '풍경'과

노간주 나무로 만든 '코뚜레'를 걸어 두었습니다.


입춘축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면 '굿 한번 하는 것보다 낫다'하여

우리 조상들은 입춘이 오면 가정의 화목을 바라며  대문이나

대들보, 천장 위 문설주, 부엌의 두 문짝, 곳간의 두 문짝,

외양간의 문짝 등에 입춘축을 八자모양으로 붙였다고 합니다.


코뚜레는 소를 길들이기 위해 어느 정도 자란 소의 코구멍 사이에

구멍을 내고 나무 고리를 끼우는 것으로, 소가 자라면 점점 힘이

세지고 사람이 소를 부리기가 어려워 지기 때문에 나무로 만든 고리를

코에 끼워 소를 통제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우리 조상들의 바람이 담긴 가신신앙 중 대문 신앙의 일종으로

농경사회에서 하늘의 뜻을 알리는 영물로 여겨진 소의 코뚜레를 문에 걸어두면

잡귀가 달아나고, 집안의 재산과 가족의 건강을 지켜 준다 하여

이사하는 날이면 제일 먼저 안방문이나 대문에 이 코뚜레를 걸어 두는

풍습도 있습니다.


코뚜레를 방문앞에 걸어 놓으면 만사가 형통하고 안방에 걸어 두면

자손이 번창한다 여겼는데 집안에 걸어 두는 코뚜레는 제사향에 사용하는

향나무로 만들어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에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습니다.





입춘축문을 매년 두장씩 써 주시더니 작년부터는

깔끔하게 붙이기 수월하라고 한 장으로 써 주셔 현관문 앞 중앙에 붙였습니다.

들고 날 때 보면서 아부지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이 들고 날때 마다 딸랑딸랑 청명하게 울리는 소리가 좋아

풍경은 달아 두었고 코뚜레는 액막이용으로 걸어두면 좋다고

동생이 말 해 주어 같이 걸어 두었는데 장식용으로도

보기에 좋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코뚜레를 어떻게 매나 궁금하여 찾아 보았습니다.

사진을 본 울 딸냄이 왈

"동물 학대야, 어떻게 내 띠랑 같은 소에게 저런걸 끼울수가 있어?

그러니까 소 눈이 슬퍼 보이는 것이지, 사람들은 너무 잔인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