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산다는 것 / 박경리

#경린 2011. 6. 16. 12:30

 





산다는 것 / 박경리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 내고 감기 들면 바쁜 듯이 뜰 안을 왔다 갔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 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 인명재천 나를 달래는 데 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었을까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 때 발견이 된 고혈압인데 모르고 지냈으면 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





눈도 한쪽은 백내장이라 수술했고 다른 한쪽은 치유가 안 된다는 황반 뭐라는 병 초점이 맞지 않아서 곧잘 비틀거린다 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 남보다 더 살았으니 당연하지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수영장에 가면서 매일아침 만나는 꽃 친구들 ^&^ 울집 허브는 햇살의 사랑이 약하여서리 비리비리 연약하여 제 몸 하나 건사 하기도 힘겨워 꽃도 못 피우고 있는데 스포츠센터 화단의 허브는 탱실탱실 이뿌게 꽃을 피웠다.





울집 서쪽의 아파트베란의 허브와 스포츠센터 더 넓은 마당의 허브... 똑 같은 종의 꽃인데도 자라나는 환경에 따라 이렇게도 많이 차이나는 모양새를 보이는구나 싶은것이 사람이나 꽃이나 환경의 영향이 참으로 크다



01. Castle Of Wonders 02. Nature's Fury 03. The Reluctant Ballerina 04. September 05. Silence Between the Raindro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