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수국밭에서 / 이외수
#경린
2011. 6. 28. 23:29
수국밭에서 / 이외수 도로변 꽃집 꿈꾸는 수국밭에서 암록빛 배암이 꽃을 게울 때 도시에서 하루 한 번씩 꽃집 창 앞을 기웃거리던 버릇을 생각하는 친구여 차를 들게 지금은 비가 오지만 그리운 이유조차 알 수 없지만 몇 년이 지나도 아는 이 없는 거리 따뜻한 커피잔 속에 보이는 친구여 도무지 사는 일이 힘들어 야위어가는 네나 내나 동무 삼는 수국밭에서 하루 한 번씩 그립던 버릇을 생각하는 친구여
오늘 밤 비 내리고 / 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인가 소리 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 지고 세월 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보라색이 유난시리 깊은 수국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슴 빈자리로 꽃물이 가득 밀려 와 물을 들입니다 혼자 피었다 혼자 지며 제 혼자 이랬다 저랬다 날마다 변하는 변덕쟁이 꽃물에 내맘도 덩달아 변덕쟁이가 됩니다. 이 장마가 가고 나면 저 변덕쟁이 못 볼 것 같아 벌써 아쉽습니다. P.S. 도로변 꽃집 보라색이 유난시리 깊은 수국을 아침마다 오가며 혼자보다 함께 보고싶어 담아 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