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 문태준
#경린
2011. 8. 2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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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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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근래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여인의 향기' 암판정을 받고 6개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한 여인의 이야기..... 어제...오늘... 그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든지... 죽을 날을 받아놓고 시한부를 산다는 거... 기간의 차이만 있다뿐이지 우리네 인생이 다 시한부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영원히 살지 못하며 이 험한세상.... 언제 죽을지 모르니....... 나의 못다한 말...내 품 속에 있는 말 꺼내 놓으면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에 홀로 서 있을까 두려워 차마 꺼내 놓지 못하는 말...... 당신에게 미뤄 놓은 그 말...... 껍질 깨고 나올수나 있을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