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다시 가을 / 도종환

#경린 2011. 10. 2. 09:16

 



다시 가을 / 도종환 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 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은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웃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 억새풀의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 너도 잘 견디고 있는 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먹구름이 하얀 솜털같은 옷을 갈아입고 코스모스의 여린 얼굴 사이로 흔들리는 억새의 몸짓사이로 가을이 오고 있구나 했었는데 어느새 10월 가을 속 그대 잘 견디고 있는거지요? 저 역시도 잘 견디고 있습니다. 모두 다 가을이 주는 그리움을 안고 그렇게 잘 견디며 살고 있듯이 엄살 부리지 않고 잘 견디고 있습니다 일 속에 파 묻히든 가을 속에 파 묻히든 가끔씩 가을하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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