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누군가 맘에 들이는 일은 / 조현수

#경린 2011. 11. 15. 09:57

 




누군가를 가슴에 들이는 일은 / 조현수 누군가를 가슴에 들이는 일은 겨울 속에서도 꽃눈을 키우는 일이구나 찬바람 속에서도 섣불리 부를수 없는 이름 가슴속 깊이 묻으면 조용히 물관부를 타고 오르는 푸르름 흔들림이 강할수록 눈망울은 중심을 붙들고 언저리 마다 맺힌 그리움 가슴속에 들여진 것만으로도 아프고 기다림 만으로도 눈감아 버려도 좋을 누군가를 누군가를 가슴에 들이는 일은 여문 씨앗하나 가슴에 품고 허물어 지지 않는 자양분 뿌리에 담아 거스름 없는 하늘로 키워가는 일이구나

 




땅에 떨어져 뒹굴고 있던 못생기고 작은 모과 하나 주워왔다. 손안으로 쏘옥 들어 올 만치 작은 것이 떨어질 때 난 상처에 흙도 잔뜩 묻어 있어 깨끗이 닦고 쓰다듬어 현관 들어 오는 입구 신발장 위에 두었다. 들어오고 나갈 때 마다 고 작은 것이 기특하게도 고운 향기로 인사를 하니 눈 길 아니주고 아니 웃을 수 없다.^^ 가을을 보내면서 곱디고운 잎들 열매들 땅으로 내려 기약의 씨앗들 땅에 묻는다. 다시 그 위에 바람은 갈잎을 쌓아주고.. 곧 눈도 내려 다독여 줄 것이다. 따뜻한 봄 날 기지개 키고 곱게 피어 나라고... 누군가를 가슴에 들이는 일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보고픔, 그리움, 기다림, 아픔, 슬픔.... 얹어지는 것들 마다 서로가 서로를 안고 품어 추운 겨울 이기고 따뜻한 봄날 환하게 피어 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