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첫 눈 오는 날 만나자 / 오광수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빨간색 머플러로 따스함을 두르고
노란색 털장갑엔 두근거림을 쥐고서
아직도 가을 색이 남아 있는
작은 공원이면 좋겠다
내가 먼저 갈게
네가 오면 앉을 벤치에
하나하나 쌓이는 눈들은
파란 우산 위에다 불러 모으고
발자국 두 길 쭉 내면서
쉽게 찾아오게 할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온 세상이 우리 둘만의 세계가 되어
나의 소중한 고백이
하얀 입김에 예쁘게 싸여
분홍빛 너의 가슴에선
감동의 물결이 되고
나를 바라보는
너의 맑은 두 눈 속에
소망하던 그날의 모습으로
내 모습이 자리하면
우리들의 약속은
소복소복 쌓이는 사랑일 거야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느새 첫눈을 기다리는 계절이 되었다.
가슴 속 약속하나쯤 있는 이도 없는 이도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되는 첫 눈
우리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이 올 때
만날수 있을지 없을지 기약할 수 없지만
그 약속을 보내 본다.
아니 만난다 하더라도
내리는 첫눈 바라보며
따뜻한 차 한잔 나누고픈
내맘이다........
그런데....
아직은 이른가 보다
비가 내리네.......
그 곳에도 비가 내리는지...
내리는 비를 나처럼 보고 있는지
찻 잔이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