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나의처음 / 윤의섭

#경린 2009. 8. 8. 18:52







내게는 처음 본 풍경이 잊혀진 때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마도 여행 중이었거나

때마침 부는 바람에 담긴 숲을 보다가
곧바로 바람이 죽었거나


나는 또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잊혀진
사람일 수 있다


마지막 지구인이 지상에서 사라질 때
나뭇잎 하나도 그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누가 말했던가


나는 또 처음 누군가를 잊었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에도 꽃은 피었고 계절은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그것만을 기억한다


나의처음 / 윤의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