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진자리 / 손정순
책을 덮고 서창 들녘으로 나가
홀로 터지는 복사꽃망울에 잠시 황홀해진다
꽃향기 속에 사월이 은밀하게 숨어들었다
그대 잠들었으니 나 또한 흔들지도 깨우지도 말라
저희들끼리 수런대는 수천의 밀어로
복사꽃은 피었다 지고,
어느새 풍경처럼 나타났다 사라져가는
내 사랑, 수배자의 향기!
꿈속에서도 비켜갈 수 없다면
당당하게 죄짓고
붉은 원죄의 꽃향기로 열매 맺으리
어느새 저문 복사꽃 가지 끝에서
아기별똥들이 다투어 피어난다.
밀어를 속삭이든 매화꽃 추락하니
연못속 올챙이들 차지가 되었다. ^^
저 올챙이들이 전부다 개구리가 되는 것인가?
많기도 많다.....
매화꽃이 지은 당당한 원죄의 열매가
떨어지기도 전에 모두 다 탈출하고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