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요 / 김용택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마음을 돌리려고
아무리 뒤돌아서고 뒤돌아서도
당신은 나보다 빨리 도시어
내 앞을 가로막고 서 계십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요
보고 싶은 이 마음을
어디에다 다 감추고
보고 싶다는 이 말을
어디다 다 하겠어요
보고 싶어요
당신.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다 당신입니다 / 김용택
개나리꽃이 피면 개나리 꽃 피는 대로
살구꽃이 피면은 살구꽃이 피는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그리워요
보고 싶어요
손잡고 싶어요
다
당신입니다.
오늘도 / 김용택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
문득문득
목소리도 듣고 싶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
빛보다 더 빨라서
나는 잡지 못합니다.
내 인생의 여정에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
당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
나는 닫지 못합니다.
해 저문 들길에서
돌아오는 이 길
당신은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
회색 블럭담 앞에
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
새벽강 / 김용택
당신 생각이
나를 잠재워 주지 않습니다
언제나 나를 밝게 깨워 놓으시는 당신
이 순간에도 숨막히게 보고 싶어요
그렇게, 정말 그렇게 군림하시긴가요
대책이 없어요
당신을 향한 내 마음엔
대책이 안 서요
꾸어보지도 않은 꿈을 꾸며
있지도 않은 욕심을 보듬기도 하며
지금 나는 하얀 새벽강에
뗏목을 띄웁니다.
당신의 바람 / 김용택
오늘도
새벽 창문을 엽니다
이상한 바람이 건듯 불었습니다
그 품에 안기면 모든 시름이 녹아버릴 것 같은
따스한 바람이었어요
당신의 품이런듯 눈을 감고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 김용택
당신,
세상에서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그보다 더 따뜻할 수 있는,
그보다 더 빛나는 말이 있을 리 없겠지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