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빗소리 / 박건호

#경린 2013. 9. 14. 13:03

 




빗소리 / 박건호 빗소리를 듣는다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의 꿈도 아닌 진공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을 내가 간다 귓 속에서 노래가 되기도 하는 빗소리 이 순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창밖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후두둑 굵은 빗방울 소리 이내 들렸다. 아침에 학교 간다고 나간아이 우산아니들고 나갔는데 비가 마구 쏟아졌다. 한여름 장대소나기 같이........ 빗속운전 싫어하지만 이럴때는 어쩔수가 없다. 신경 바짝 세우고 빗속에서 아이를 데리고 와 배불리 먹이고 난 뒤에 찾아오는 나른함 피어오르는 커피향과 멋지게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빗소리 불규칙하지만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아스팔트 위 차바퀴 굴러가는 차르르르에 더불어 나란히나란히 줄서서 까부는 생각의 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