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청라언덕 가을 담쟁이

#경린 2012. 10. 17. 11:30

 




친정오빠가 IT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했다. 100% 봉사의 디지털문화와 IT산업의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의 모임이 있어 대구에 갔던 길 가을들녘과 눈맞추고 싶어서 조금 일찍 나 선 덕분에 멋진 가을여행을 하고 왔다. 결론적으로 굿보다는 젯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ㅋ

 




금오강변 춤추는 코스모스의 물결....... 이렇게 더 넓은 코스모스 들녘을 보기는 처음 코스모스와 노란코스모스(금계국)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듯했다. 분홍과 황금빛이 잔잔하면서도 황홀하게 물결치는 들녘 바람이 부니 바람따라 잎도 꽃도 하늘하늘~~ 가을이면 어딜가나 볼 수 있는 코스모스의 늘씬한 몸짓과 향기는 가을의 전령다웠다.

 

 



올해는 옆지기 덕분에 그 어느해보다 꽃들을 많이 보고 있는 듯하다....실제로도 그렇고 틈틈히 담아다 주는 사진으로도 그렇고.... 좌우지간 고맙고...감사하고...또한 사랑하고...^^ 금오강변은 지금 한참 개발중인 듯했다. 코스모스밭의 규모는 아주 큰편이었는데 아직은 코스모스의 키가 작은 것이 내년이면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다. 주변의 시설들도 좀 더 갖추어지면 시민들의 멋진 트래킹코스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말로만 듣던 청라언덕 박태준의 동무생각 이라는 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언덕 이쁜 예전 선교사집 청라란 푸를청(靑), 담쟁이나 칡덩굴을 이르는 라(蘿)의 푸른 담쟁이덩굴을 이르는 말로, 청라언덕은 푸른 담쟁이 넝쿨로 덮힌 서양식 선교사 집이 있던 언덕을 의미한단다. 빨간벽돌의 이국적인 느낌의 집은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물들어 가는 담쟁이는 햇살 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청라언덕은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부속 동산병원 안의 동편언덕을 말하며 이 언덕을 주제로 한 작곡가 박태준선생의 동무생각(思友)의 노래비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소년 박태준은 미모의 여학생에게 혼을 빼앗겨 매일 아침마다 멀찌감치에서 그 여학생을 바라보고 난 뒤 등교를 하였다고 한다. 교사로 재직할 당시 동료교사였던 노산 이은상에게 그 사연을 이야기했고 이은상은 그자리에서 노랫말 4절을 지었으며 박태준은 곡을 붙여 국민가요처럼 불리어졌던 동무생각이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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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이 등굣길에 미모의 여학생을 기다리던 동산을 노랫말 가운데 청라언덕이라 한 것이 그대로 굳혀진 것이라 한다. 그 여학생은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 갔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이야기 한 번 나누어 보지 못한 애틋한 짝사랑의 사연이 온 국민이 애창하는 노래가 된 것이다. 노랫속 백합같았던 그 여학생은 이 노래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었는지........^^

 




청라가 푸르게 뒤덮여 가을의 맑은 햇살아래 조금씩 물들어 가고 있는 예전 선교사들이 살았던 사택은 당시 모습대로 잘 보존이 되어 있었고 대구시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 날도 주말과 휴일을 이용하여 학생들이 현장학습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재잘재잘 해맑은 웃음들이 가을햇살과의 어울림이 좋았다.

 




청라언덕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길은 90계단으로 단장 되었고 3.1운동 때 대구의 학생들이 모여 '대한독립'을 외쳤던 곳으로 계단 옆 벽에는 그 때 당시의 사진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가파른 계단 중앙이 평평한 경사길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리어카가 올라가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누군가 이사를 하거나 연탄을 나를 때 그 옛날 리어카를 이용하여 옮기기 위함이라는 것

 




한국 최초의 서양사과나무 보전을 위해 이식하여 옮겨다 심은 사과나무에는 작은 사과가 많이도 조롱조롱 메달려 있었다. 사과열매가 꽃사과처럼 작다고 생각했더만 접목하지 않은, 들여올 당시 그대로의 2세목이라 그렇다한다. 딸랑딸랑 아이들이 흔드는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마당 오후의 느긋한 햇살이 내려앉아 졸고 있었다. 청라언덕 근처에는 이상화, 서상돈 고택 등 골목여행이 쏠쏠할 듯하였지만 그 날 모임의 특성상 정장에 구두를 신은 터라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들으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부챗살 같았던 햇살을 받으며 반짝이는 담쟁이를 보니 다음에 꼭 대구골목투어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약속장소 근처에 위치한 수성못에 들렀다 어느새 해가 지고 찬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도시의 불들이 켜지고 물에 비친 야경은 또한 휘황찬란.... 수성못은 생각보다 그 규모가 엄청 컷다. 창원의 용지공원못보다 5~6배 정도는 큰듯한 못, 아마도 그 날은 전국체전의 수상경기의 한 종목을 치룬듯 주위가 부산하기도 하였다. 대구라서 코스모스 공원도 대(大)하고 인공못도 대(大)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