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너에게로 청청한 강물이 흐른다. / 깊은 물 - 도종환 . 달-이원식 . 강물이 흐른다-임효림
#경린
2012. 12. 16. 23:43
깊은 물 /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돌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큰 물은 깊어서 소리가 없다
그대 오늘은 또 얼마나 소리치며 흘러갔는가
굽이 많은 이 세상의 시냇가 여울을
시간의 물살에 이런저런 일들의 연속에 쫓기며
이리동동 저리동동 방울소리 나도록 요란했던 요며칠
어찌 지나는지도 모르게 지나면서 나름은 열심으로 뛰었는데
잔돌소리 요란했던 얕은 개울물만 참방참방........
그 참방참방이 가랑비도 만나고 소나기도 만나면서
큰 배를 띄울수 있는 깊은 물 되리니.......
깊고 큰 물이 되기 위한 순간순간이리니........
강물이 흐른다 / 임효림
아무 뜻도 없이 흐르는 강이 어디 있으랴
커피 한잔을 마시며 너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나에게서 너에게로
억겁의 강물이 흐른다.
무슨 말을 하랴
말로는 내 마음 다 전할 수 없어
쳐다보고
눈 맞추고
웃을 때
또 내게서 너에게로 청청한 강물이 흐른다.
달 / 이원식
정녕
사랑하는 이의
가슴을 갉아먹고
조금씩
자라는 것.
지난 달..어느 날 밤...
베란다에서 내다보는 달이 하도 밝고 선명하여
담았더랬는데 바쁨에 깜빡 잊고 있었습니다.
제가 무심히 잠깐 잊고 있는 동안에도 저렇게
환한 밝음을 안은 채 기다리고 있었네요.
오늘밤...다시 달을 볼 수 있으려나
이리저리 빼꼼 고개 내밀고 찾아보지만
구름에 가렸는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제 맘의 달은 언제나 선명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