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사랑 / 김용택
이 세상에
나만 아는 숲이 있습니다
꽃이 피고 눈 내리고 바람이 불어
차곡차곡 솔잎 쌓인 고요한 그 숲길에서
오래 이룬 단 하나 단 한번의 사랑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랑입니다
어제는 그 숲길에서 낮달을 보았지요.
고운 반달이었습니다.
환하고 둥근 보름달은 보름달만의
밝음과 눈부심으로 아름답지만
반달은 반달이라 또 사랑스러웠지요.
반달은 채울수 있음이고
비워져 가고 있음이기도 하니까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자면
해 질 시간이 아직 남은 낮에 본 반달이라...
그리고 당신과의 그 숲길에서 본 반달이라...
그 나무 / 김용택
꽃이 진다
새가 운다
너를 향한 이 그리움은 어디서 왔는지
너를 향한 이 그리움은 어디로 갈련지
꽃잎은 바람에 날리고
사랑에는 길이 없다
나는 너에게 눈멀고
꽃이 지는
나무아래에서 하루가 저물었다.
사랑에는 길이 없고
그리움의 길 또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바람이 불고
바람따라 계절은 가고
그 계절 따라 그리움도 가고 있다.
눈이 멀어 앞 못 보나
그저 바람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