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풍경이 거기에 있었네 / 경린
따사로운 햇살 내리는 날은 겨울이 가는 듯
구름이 내려 앉으면 겨울이 머무는 듯한 계절
물안개 걷힌 부드러운 저수지의 옆구리 밟고 서니
아련한 풍경이 고요를 안고 들어온다
물속에 뿌리 내린 나무들이 울타리 되어
단단한 땅 위의 나무들을 부러워하지 않고
물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친구삼아
언제나 그자리 그대로 그 곳을 지켜주는 동판지
물살을 일으켜 적막을 가르는 앙징맞은 물오리들의 나들이
그러나 먹이찾는 자맥질 소리마저 잠겨 버리는 고요
자박자박 물풀 밟는 연인들의 발소리 조차도 반가움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