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찬가 / 오순화
연둣빛 물감을 타서 찍었더니
한들한들 숲이 춤춘다.
아침안개 햇살 동무하고
산허리에 내려앉으며 하는 말
오월처럼만 싱그러워라
오월처럼만 사랑스러워라
오월처럼만 숭고해져라
오월 숲은 푸르른 벨벳 치맛자락
엄마 얼굴인 냥 마구마구 부비고싶다.
오월 숲은 움찬 몸짓으로 부르는 사랑의 찬가
너 없으면 안 된다고
너 아니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네가 있어 내가 산다.
오월 숲에 물빛 미소가 내린다.
소곤소곤 속삭이듯
날마다 태어나는 신록의 다정한 몸짓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도 사랑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
오월처럼만
풋풋한 사랑으로 마주하며 살고 싶다.
먼산은 변덕스러운 봄순이의 시샘에도 아랑곳없이
초록을 조금씩조금씩 부지런히 덧칠 하고 있다.
다홍만 알록달록한 것이 아니고 이맘때의 산야도
같은 듯 다른 다양한 초록으로 알록알록 그 색감이 참 좋다.
바라보는 그 싱그러움이 맘으로 들어와 앉는 것은
덧없는 세월에 대한 회한이기도 새록새록 피어나
생기주는 삶의 청량한 미소이기도 하다.
어느새 5월이라니......
세월만큼 바지런한 것이 있을까
뒤 돌아 봐 지는 시간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앞으로 살아내어야하는 시간도 기다리지 않고
저 혼자 휘휘 가 버릴것이 뻔하지만 가끔은
나 모르게 아주 모르게 눈 감고 일어나면 저 만치
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때도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