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 주성훈
아침부터 비가 온다.
제 혼자 온다
제 혼자 오는 비는
제가끔 제 모습을 가졌다.
추녀끝에 오는 비는
퐁퐁, 퐁퐁
언제나 그 목소리
길 위에 오는 비는
사뿐사뿐, 사뿐사뿐
뒷발을 들었고
연못에 오는 비는
싱글벙글, 싱글벙글
미소부터 번져나고
풀숲에 오는 비는
종알종알, 종알종알
뭐라고 온 종일 말이 많다.
비가 오는 소리는 마음으로 듣는 것
듣는 사람의 맘에 따라 소리도 느낌도 다 달라
각양각색 천가지 만가지, 아니 그 이상의
소리로 사람들의 맘에 내려 앉는 빗소리
저를 받아내는 장소에 따라 내려앉는
모양새도 소리도 다 다른 비
그대 있는 그 곳에는 어떤비가 어떤 소리로 내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