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소묘 . 1 - 장석남 / 참나리꽃 보면

#경린 2013. 7. 20. 23:53

 




소묘 . 1 / 장석남 지금 그 섬마을엔 참나리꽃이 피었을 것이다. 둥굴레꽃이 피었을 것이다. 마을 미루나무엔 지난 겨울 날리다가 걸린 연(鳶)살들이 돋는 새잎에 가려지고 있을 것이다. 뚱뚱감자꽃이 백옥 같은 말씀들을 피워물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둥굴레꽃은 피어서 뚱뚱감자꽃들은 피어서 환하지 않아도 될 슬픔 같은 것까지도 환한 먼 마을

 



눈으로 들어오는 어떤것에 함께 들어오는 추억들 참나리꽃 보면 어김없이 함께 오는 외할머니 암자로 가던 그 산길 그 떠오름에 한겹 더 얹어진 추억 하나 참나리는 여느꽃과는 달리 꽃이 피고 수분을 한 다음 씨앗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꽃이 피기 전 잎이 있는 마디에 '주아'라는 까만 씨앗이 동글동글 맺힌다. 주아.... 이뿐 이름만큼 윤기 자르르 흐르는 씨앗을 따 담는 재미가 쏠쏠 얼마전 지기와 함께 한움큼 따온 씨앗을 화분에 꾹꾹 눌러 심었는데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움을 틔울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