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 김하리
사랑아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느껴 보지도 못했지만
그리움으로 잎 열면
대궁 속 깊이 깊이
비가 차오른다.
하냥 길어진 목
기다리다 지쳐
아, 미처 꽃 피우기도 전에
피어 오른 잎 사이로
사랑은 사위고
그냥 먼발치서
지켜보는 사랑아
짝사랑도 사랑이려니
한 여름 여섯 꽃잎
활짝 피걸랑
내 입술이
/내 가슴인 줄 알아주어요
다시 비 오고 꽃잎 떨어지걸랑
내 눈물이며 내 몸인 줄 알아주어요.
(*상사화의 꽃말 : 짝사랑)
상사화 / 홍해리
내가
마음을 비워
네게로 가듯
너도
몸 버리고
마음만으로
내게로 오라
너는
내 자리를 비우고
나는
네 자리를 채우자
오명가명
만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가는 길이 하나이기 때문
마음의 끝이 지고
산 그늘 강물에 잠기우듯
그리움은
넘쳐넘쳐 길을 끊나니
저문저문 저무는 강가에서
보라
저 물이 울며 가는 곳
멀고 먼 지름길 따라
곤비한 영혼 하나
낯설게 떠도는 것을.
지기가 찍어다 주는 사진 한장 한장
애틋하지 않은 것이 없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었다
저 청초한 자태를...
에효.....
비도 가을도 간절히 그리운 요즘......
연일 무더운 찜통속
더워도 너무 너어무~ 덥다
숨도 턱턱 막히고 머리도 찌끈찌끈
그 와중에도 서늘한 기운을 안은
상사화가 피어나고 있다
상사화가 피었으니.......
가을이 곧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