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이로니컬한 것은 이렇게 천편일률적인 삶 속에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왜 그리 힘든지.
항상 시간에 쫓겨 잠은 늘 부족하고
급하게 수업 준비하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학생들 야단치고 눈 흘기고, 원고 마감 일자 못 지켜 조바심하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사랑하며 울고 웃고,
항상 기승전결 없는 연극처럼 극적인 하루하루인데,
돌이켜보면 그저 물 흐르듯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세월이야.
장영희 에세이 내생애 단한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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