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풍경소리

신라때 사찰 사천 다솔사

#경린 2013. 11. 3. 23:01

 


경남에서 제일 오래된 절집 다솔사
'다솔'이라는 이름으로 얼핏 소나무가 많아서 지어진 것으로 
짐작을 하는데 한자를 보면 다솔(多率)로 소나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솔사가 앉은 자리가 장군대좌혈( 將軍大座穴)로 주위에 군사를
많이 거느리게 된다는 풍수지리적 입장에서 지어진 것이라 합니다.
절로 보아서는 그 군사가 미루어 짐작컨대 소나무가 아닌가 싶네요.
그도 그럴것이 소나무는 절 입구에서부터 시작하여 봉명산 곳곳에 빽빽한 것이
소나무가 많은 절 다솔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였습니다.^^

 


친구나 저나 초행길이라 헤매지 않을까나 하였는데 네비를 따라 가니 
생각보다 쉬이 갈 수 있었습니다.
절 바로 앞에도 주차장이 있다 하였지만 우리는 절 500m아래에 주차를 하고
숲길을 걸어 올라가기로 하였지요. 그 선택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숲이 어찌나 좋은지......^^

 


아직은 단풍이 절정이 아니고 소나무와 측백나무, 삼나무가 많아
알록달록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울창한 숲길은 가파르지 않으면서도
산책하기에 좋은 풍광으로 세파에 찌든 마음과 육신을 씻어주고
경건한 마음으로 정화 시켜 주는 듯 하였습니다.

 


다솔사 가기 전 만나게 되는 어금혈봉표 거북등 바위
어금혈봉표는 임금의 명으로 산에 묘를 쓰는 것을 금한다.
라는 뜻으로 명당터에 세도가들이 묘를 쓰는 폐단을 막고자
세종과 단종 태실지가 인근에 있음을 예를 들어 고종황제의
명으로 세워 오늘날까지 분묘를 찾아 볼 수가 없다합니다.

 


돌담이 보이고 절앞 주차장이 보입니다.
자박자박 오르는 우리를 지나쳐 씽씽 올랐던 차들이 빼곡~
철이 철인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사이기도 하고
산이 낮아 등산객들과 인근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했습니다.

 


소나무만 많은 것이 아니고 암자나 절집 주변에는
대나무들도 보였습니다.

 


다솔사로 올라가기 전 왼편에 화장실이 있구요.
화장실로 가는 숲길도 공원처럼 운치가 있습니다.
다솔사 해우소가 선암사의 해우소 처럼 운치가 있다고 하는데
이 건물은 그 해우소가 아닌듯하고...
아쉽게도 그 운치 있는 해우소를 못 보고 왔습니다.

 


이제부터 다솔사를 본격적으로 오르는 108계단입니다.
돌계단이 먼저 길손을 맞아 주니 더 정겹습니다.
돌층계 바로 끝에 다솔사 제일 큰 건물인 대양루가 보입니다.

 


영악사 중건비
다솔사는 신라 지증왕 4년인 50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하여
자장율사, 의상대사, 도선국사 등이 거쳐 갈 정도로 오랜 내력을 가진 사찰로
영악사로 불리다가 의상대사가 영봉사로 고쳤고 후에 도선국사가
다시 다솔사로 절 이름을 바꾸었다 합니다.
그렇게 보면 엄청시리 이 절이 유서 깊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일주문도 사천왕문도 없었고, 이름나고 유명한 절들에 비하면 
화려하지 않으면서 아담한 것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다행히도 비는 몇 방울
오다 말았고 햇살이 간간히 비치어 자연의 빛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습니다.

 


만해 한용운, 효당 최범술, 소설가 김동리 등의 거처였던 안심료(安心寮)
그들은 다솔사에서 독립운동과 초등과정의 광명학원을 세워 
인근 농민자제들을 가르쳤다 합니다.
안심료는 이름처럼 마음이 편안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이었습니다.

 


스치듯 지나왔던 대양루의 기둥이 보이네요.
아름드리 고목을 그대로 사용하여 아래기둥을 만들었습니다.

 


안심료를 돌아 한 단 더 오르면 응진전(나한전)이 나옵니다.
응진전은 만해 한용운 선생이 머물면서 낡은 건물을 
보수하여 지금에 이른다고 합니다.

 


서산대사와 사명대사가 왜군을 크게 무찌른 승병기지로도 유명할 뿐더러
독립선언서 초안을 작성한 곳인가하면 
김동리의 등신불과 황토기 등이 저술 된 곳

 


지나간 이들의 흔적과 발자취를 느껴 보기라도 하듯
나한전, 극락전이 함께하는 조촐한 작은 마당을 돌아 적멸보궁으로 갑니다.

 


적멸보궁은 원래 대웅전이었는데 
응진전에서 1979년 108과의 사리가 나와 적멸보궁으로 개축하였다합니다.

 


적멸보궁 안에는 열반에 들기 직전의 부처의 모습인 와불상이 있었습니다.
와불상 위 투명 창문 뒤로 불사리를 모신 사리탑이 보였습니다.

 


사리탑을 합장하고 시계방향으로 세바퀴 돌며 소원도 빌었습니다.^^

 


적멸보궁 뒤 부채꼴로 펼쳐진 차밭은 옛부터 있던 묵은 차밭을
효당 최범술 스님께서 60년대부터 인근에 자생하던 차씨를 받아
가꾸었는데, 이 곳의 차는 '반야로차'라하여 유명하다고 합니다.

 


다솔사에 오게 되면 보안암을 가보는 게 좋다고들 하여
차밭 뒤로 난 길을 따라 보안암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아름다운 숲길이 계속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