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나무-도종환 / 밀양강변 솔숲

#경린 2014. 1. 25. 22:36

 




나무 / 도종환 퍼붓는 빗발을 끝까지 다 맞고 난 나무들은 아름답다 밤새 제 눈물로 제 몸을 씻고 해 뜨는 쪽으로 조용히 고개를 드는 사람처럼 슬픔 속에 고요하다 바람과 눈보라를 안고 서 있는 나무들은 아름답다 고통으로 제 살에 다가오는 것들을 아름답게 바꿀 줄 아는 지혜를 지녔다 잔가지만큼 넓게 넓게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아름답다 허욕과 먼지 많은 세상을 견결히 지키고 서 있어 더욱 빛난다 무성한 이파리와 어여쁜 꽃을 가졌던 겨울나무는 아름답다 모든 것을 버리고나도 결코 가난하지 않은 자세를 그는 안다 그런 나무들이 모여 이룬 숲은 아름답다 오랜 세월 인간들이 그런 세상을 만들지 못해 더욱 아름답다

 



밀양 강변 솔숲 기회송림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약100년 전 마을 주민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솔숲이라고 합니다. 100년의 세월이 말해주듯 소나무들의 자태가 예사롭지 않고 숲이 길고 넓어 편안한 휴식의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캠핑장까지 마련 되어 있어 여름, 가족들과 함께 하기에도 좋을 듯 근처에 수타자장면집이 눈에 띄어 옛날 생각하며 맛을 보았지요. 자장면도 해물짬뽕도 면이 쫄깃하고 국물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한적하니 솔바람을 맞으며 솔숲을 거닐었습니다. 반짝이는 강물, 솔내음, 겨울햇살을 안은 바람 그리고 자박자박 함께하는 발걸음........ 사람들이 이룬 숲은 때로는 삭막하고 때로는 정신없고 때로는 활기찬 기운으로 때로는 비정한 바람 쌩쌩 나무들이 모여 이룬 숲은 언제나 한결같은 아름다움 눈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맘의 편안함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