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빛 / 천상병
손바닥 펴
꽃빛아래 놓으니
꽃빛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몇일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빛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열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지난겨울 혼자서 발걸음하고 감탄스러웠던 풍경을 지기와
같이 보고 싶어 봄햇살 좋은 날 함께 다녀왔습니다.
맛난 거 먹을 때도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도 함께 하지 못 할 때
한 쪽 구석이 아려오는 것을 보면 우리는 꽤 괜찮은
한 쌍인 듯합니다.^^
그렇게 봄이 오고 있는 만어사 뜰을 거닐어 보고 온 지도 며칠이
지났건만 세상이 하 어수선하야 포스팅을 미루다 보니
이래저래 포스팅 거리가 많이 밀려 버리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지기가 독촉을 할 지경이 되어 버렸네요.^^
봄의 새순은 이래도 저래도 참 찬란히 빛나고 아름답습니다.
다시 사진으로 보는 봄 빛깔 마저도 이리 환하고 따뜻하니.......
만어사 미륵전 앞 돌 너덜지대를 횡단하는 길
혼자 왔을 때는 보지도 알지도 못하고 갔었던 것을
같이 오니 신기하게도 잘 보입니다.^^
봄빛 / 천상병
오늘은 91년 4월14일이니
봄빛이 한창이다.
뜰의 나무들도
초록색으로 물들었으니
눈에 참 좋다.
어떻게 봄이 오는가?
그건 하느님의 섭리이다.
인생을 즐겁게 할려고
봄이 오고 꽃이 피는 거다.
1991년 4월의 그맘때도 봄빛이 참 고았나 봅니다.
2014년 4월의 제가 본 봄빛도 참 고았거든요.
봄은 어김없이 이렇게 다시 찾아오는데.......
세상의 먹구름 속에서도 이리 아름다이 찾아오는 봄
지금 가슴 아픈 이들의 맘 속에도 환한 빛이 하루 빨리 찾아 스며 들기를
소망 해 보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린 요즘의 봄 날입니다.
바위들 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튼실하니 봄빛을 받아내는 느티나무
참으로 대견스러운 모습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도 떠 오르구요.
저 속에 흙이 있을까 물이 있을까...그래도 살아내는 모습.....
혼자 건넜더라면 울퉁불퉁 힘들어 보이는 돌 너덜지대
같이 손잡고 횡단하니 평지보다도 더 신이 났습니다.
우리네 인생 삶의 길이 그러하지않나 싶습니다.
매화꽃 흩날리는 날 기차 지나가는 시간을 맞추어 진사님들이
진을 치고 기다리며 순간의 한 컷을 잡아낸다는 명소 순매원
지기가 매화꽃이 피면 같이 와 볼려고 아껴 두었다던 곳에는
어느새 매화꽃은 다 지고 초록이들이 무성해지고 있었지만
어느 풍경보다도 아름다이 들어왔습니다.
그 맘이 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지요.
함께 한다는 것은 이처럼 고맙고 아름다운 것인데........
함께 하지 못하는 슬픔이 가득한 그들의 가슴 속 골짝골짝 마다
어서 봄이 당도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