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과 돌담으로 이어지는 정겨운 길을 따라 가면
전통가옥과 호두, 밤, 감 등의 낯익은 나무들이 있는 시골 마당을
만나 유년의 기억과 옛 것에 대한 멋을 느낄 수 있다.
옛것을 보존하려는 노력과 관심이 좀 더 더해져야하는데 아쉬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들의 숙제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몇 해전에 왔을 때랑 변한 모습이 거의 없는 것이 반갑기도 하였다.
천년의 세월을 변치 않고 내려오고 있는 이 길의 돌담들 처럼
우리도 늘 한결같은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라며 걸어 보았다.
네티즌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은 덕분에
폐쇄의 위기를 넘기고 여행지로 재탄생한 화본역
한밤마을에서 차로 조금만 가면 있다.
역 구내에 옛날 증기기관차에 급수를 한 급수탑이 남아 있고
급수탑의 내부 모습도 볼 수 있다.
한 때 폐쇄 위기에 처했었지만 하루 몇차례 기차 운행을 하기도 한다.
화본역 / 박해수
꽃 진 물자리, 젖꼭지 달렸네
자다 잠 깬, 꽃물 든 목숨이네
앉은 자리 꽃 진 자리 꽃자리
선 자리 꽃 자리 꽃 뿌리 눈물 뿌리
방울새 어디 서서 우나
배꽃, 메밀꽃, 메꽃
배꼽 눈 보이네, 배꼽도 서 있네
녹물 든 급수탑
억새풀 고개 숙인 목덜미
눈물 포갠 기다림, 설렘
흰 겨울 눈꽃에 젖네
어머니 젖꽃 어머니 젖꽃
젖꽃 실뿌리, 실, 실, 실, 웃는 실뿌리
오솔길, 저녁 낮달로 떴네
어머니 삶 꽃, 젖빛으로 뜬 낮달
오솔길 따라 꽃 진 길 가네
산모롱 굽이굽이 돌아
돌아누운 낮달 따라 가네
낮달 따라 꽃 진자리 찾아가네
화본역에서 조금 걸어가면 폐교를 개조하여 시간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추억의 박물관이 있다.
옛날에는 이랬단다 하며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많이
찾는 곳이다 보니 운동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들어 서 있었고
간단히 군것질 할 수 있는 먹거리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니 자연히 생겨난 듯 하다.
입장료를 내고 실내로 들어서니....하.....정말
시간으로의 여행....옛날에는 이랬었단다. 그 말이 딱 맞는 모습
초등학교 다닐 때 보다도 더 옛날로 돌아간 모습들이
정말 신기하였다.
내가 초등학교 이전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풍경들도 있고
초등학교 다닐 때 그대로의 모습도 있어 기억이 새록새록 하기도 하고...
두 살 위인 울오빠나 지기는 저 철도시락을 가지고 다녔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보온도시락을 가지고 다닌 세대....^^
있기는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때는 없었던 것 같은 것도 있어
요즘 젊은 엄마들에게는 기억에도 없을 듯하기도 한데
꼬맹이들 손을 잡고 온 젊은 부부들이나
젊은층 들도 많이 발걸음 하는 것을 보면
부모 세대의 것들을 추억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내 눈에도 신기하니 신세대 눈에는 더 할 것이고....
상상이나 제대로 될란지 모를 일이지만.....^^
석류꽃이 지고 열매가 실하게 익어 갈 즈음 찾아 온 손님
가늘게 굵게를 반복하며 종일 노래를 부르는 빗방울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끔은 턱 괴고 영혼 없는 눈빛을
하염없이 보내게 되는 계절........장마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