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어서 감사 / 김재진
안 날 줄 알았는데 새순이 나네.
다 죽은 줄 알았는데 파랗게
산천을 물들이네.
아픈 세상살이 이와 같아서
바닥인 줄 알았는데 더 내려가네.
다 내려간 줄 알았는데 창이 뚫리네.
겨우 열린 창 틈으로 먼 하늘 보며
때로는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
살아 있어서 감사.
자식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한 존재가 아닐까
이 험한 세상
꼿꼿하게 열심히 살아 주는 것만도 대견스러움이 아닐까
꽃 중에 제일로 예쁜꽃이
자식이라는 이름의 꽃이 아닐까
먹이고 입히고 교육시키고 키우주는 것 그 속에
꼭 훗날 생색의 씨앗을 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앞으로 갈 길 뒤로 돌아 가도
"그래 그렇게 가고 싶어? 그래 그럼 그렇게 가봐"
라고 해 줘야지
살아가메 바쁘다 나를 잠시 잊고 있을 때
내가 먼저 전화해서 토닥여 줘야지
힘들고 지칠 때 찾아와 아무말 하지도 묻지도 않고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게 해 줘야지
나는 그래야지........
자식이란? ~~
사춘기가 되면 남남
군대가면 손님
장가가면 사돈
낳을땐 1촌
대학가면 4촌
군에서 제대하면 8촌
장가가면 사돈의 8촌
애 낳으면 동포
이민가면 해외동포
잘난 아들은 나라의 아들
돈잘버는 아들은 사돈의 아들
빚진 아들은 내 아들
자녀들을 출가시키면?
장가간 아들은 큰도둑
시집간 딸은 이쁜도둑
며느리는 좀도둑
손자들은 떼강도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그림자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