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남해 금산 보리암 일출
#경린
2015. 1. 2. 20:25
새벽2시에 집을 나서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 된 적이 있다는 삼천포대교를 지나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해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향했습니다. 아들아이 여자친구와 함께 가게 된 길이라 며칠 전부터 괜시리 설레이기도 하도 이래저래 나름 준비도 하고 뭐 그랬더랬지요.^^
꽤 일찍 나섰다고 생각하였는데 부지런하신 분들이 많아 보리암 제1주차장까지는 못가고 의경의 지시에 따라 길 한쪽에 주차를 하고 보리암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기위해 10여분 이상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제1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제2주차장에 내려 다시 산길을 올랐습니다. 산바람이 어찌나 많이 부는지 허벅지는 끊어질듯하고 발가락은 어느새 꽁꽁 완전 무장을 하였는데도 어찌나 추운지 이것이 칼바람이구나 실감을 하였지요.
7시30분 해 뜰 시각이 많이 남아 있어 보리암 대웅전앞 기도하는 곳으로 들어가 꽁꽁 언 몸도 녹이고 좀 쉬었습니다. 해가 뜰려나하고 7시쯤에 밖으로 나왔더니...오마이갇 멀리 보이는 바다쪽이 완전 주홍빛이지 뭡니까...좀 빨리 나와볼 걸....잉
해 보기 가장 좋다는 명당 해수관음보살 앞 전망대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 끼일수가 없을 지경 어쩔수 없이 한 쪽 귀퉁이 모퉁이에서 해를 기다렸지요.에효~~~
남해바다 작은 섬들 뒤로 구름이 쫘악~~~그 위로 해님이 떠오름을 알리는 빛이 짜르르르 흐르자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졌습니다.
봉긋 햇님이 떠 오르는가 싶더니만 해 뜨는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남해보리암에서 소원을 빌면 한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주신다기에 얼른 소원을 말하였지요.^^
너무너무 힘들게 왔는데 구름이 잔뜩 내려앉아 있어 해 떠오름이 완전 순식간으로 아쉽게 끝남이 어찌나 허무하던지...기대가 너무너무 컷었던 것 같습니다. 날이 밝고 뒤돌아 서서 보니...하이구야...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많은지요.
많다많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보리암일출을 보기 위해 오는 줄을 몰랐습니다. 날 밝은 뒤 돌아 보리라던 절집, 돌아볼 엄두를 낼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추위에 떨며 올라왔던 길을 생각하니 내려갈 일이 깜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금산에서 기도를 하며 훗날 왕이 된다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겠다는 약속을 하며 기도를 올렸고, 왕이 된 후 산전체가 비단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비단 금자를 써서 금산이라 불리우게 되었다는 남해 금산 보리암 근처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올렸다는 곳도 있다 하는데.........
너무 많은 인파에 질리기도 하였고 날씨도 너무 추워 절집을 둘러 볼 엄두가 나질 않아 다음을 기약하며 해수관음보살과 눈인사만 하고 급하게 절을 빠져 나왔습니다. 산을 내려 가려는사람 올라오는 사람...사람사람들 정말 대단한 인파였습니다.
보리암을 빠져 나오며 바다를 보니 해님이 호호 입김을 불어 주위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었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기위해 산을 내려오니...진짜 이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사람들의 줄이 기다리고 있는게 아닙니까...버스줄과 택시줄 두갈래의 엄청난 사람의 줄 살을 에이는 산바람속에 아이들을 줄 세워둘수가 없어 일단 내려가자 계속 걷자를 택하여 내려오다 올라오는 택시를 중간에 낚아(^^) 타고 내려왔지요. 엄청나게 비싼 바가지 요금을 지불하였지만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들여친에 아들친구커플까지 같이 간 새해 해맞이 길이 이렇게 추울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배고픔에 찾은 남해 맛집의 멸치쌈밥에 간장게장의 비린 맛은 또한 최악의 맛집....으.......
남해바다의 풍광을 바라보며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독일풍 집들을 도란도란 걸으며 기웃기웃하는 즐거움을 차가운 겨울바람이 허락하지를 않아 이 또한 다음을 기약하며 차로 한바퀴 휘휘 둘러보고 바로 내려왔습니다.
삼천포어시장에서 활어로 점심을 먹고 상족암에 들러 공룡발자국에 해풍이 만든 기암절벽도 보고 오려했던 계획은 추위로 인해 완전 방전된 체력 때문에 접어 버리고 마산어시장으로 와 맛난 활어를 먹었습니다. 역시 익숙한 마산어시장의 회맛...흠....고생했던 시간들에 대한 보상...^^
신년 해맞이는 산으로 갈 것이 못 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유명한 곳은 더더욱 더 차라리 가까운 곳으로 해맞이 장소를 정하고 새벽길을 나서야 하는 만큼 해맞이를 하고 돌아와 체력 보충을 하고 난 다음 길을 나서든지 말든지 해야한다는 것을 이번 해맞이를 하면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도 새해 해 맞이를 하고 빌고 싶었던 소원 한 가지를 빌고 와서 좋습니다.^^ 블러그 친구님들! 새해에는 소망하신 모든 일들 다 이루어지시길 바라구요. 건강과 행복이 나날이 함께하는 을미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