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닿는 대로
봄꽃 보다도 더 어여뻐라 - 창원의 집 전통혼례
#경린
2015. 3. 22. 20:48
몇 해 전 함께 일을 하였던 영어선생님께서 독일인과 국제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호주 여행을 갔다가 만난 두 사람은 독일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에서는 창원의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전통혼례를 다시 올린다하였습니다.
전통혼례를 직접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은근 기대도 되었는데 봄내음 물신한 창원의 집에서 한다 하니 더욱 반갑기도 하였습니다.
역시나 창원의 집 정원에는 꽃들이 피어나 환한 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봄햇살이 어찌나 따뜻한지 사진 찍는다고 돌아다니니 땀이 삐질삐질 날 정도였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도 쌀쌀하여 춥다하는데 한 낮의 햇살은 벌써 쨍쨍~~
진달래의 수줍은 웃음은 방글방글 꼭 새색시 발그레한 볼같이 고았습니다.
결혼식을 보기 위한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분수의 시원한 물줄기도 반짝반짝
근데 혼례식장이 마당이 아니고 마루에 차려져 있지 뭡니까..?? 뒷배경이 되어 주는 화려하고 멋진 병풍도 없고..뭐 그건 그렇다치고..... 잘 모르지만 뭔가 이래저래 간소화 시켜 버린듯한 것이 차려진 상을 덮은 보도 그렇고...대충 압정으로 고정 시킨것도...흠...
창원의 집이 신부집이라 신랑은 문 밖에 기다렸다가 얼굴을 가리고 혼례식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전통혼례를 처음 보다 보니 식이 진행되는 모든 것이 신기신기...ㅎㅎ
신랑이 기러기를 신부방으로 보내니 신부가 기러기를 받고 나왔습니다.
사뿐사뿐 걸어 나오는 모습이 어찌나 이뿐지 신랑은 연신 싱글벙글..^^
신랑 신부가 절을 하기 전에 손을 씻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을 깨끗하게 씻고 혼례에 임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신부가 음의 의미로 먼저 절을 두 번했습니다.
신랑도 양의 의미로 절을 한 번 합니다. 신부보다 나이가 어린 독일에서 온 새신랑은 큰절을 어찌나 잘 하는지 그 대견함이 하객들의 칭찬과 웃음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술을 몇 잔 마시더니 마지막으로는 표주박잔을 이용하였습니다. 하나라는 의미를 가진 표주박 잔에 따라진 술을 신랑 신부가 각각 한 모금 마시고 상대에게 전하면 그 술을 받아 마저 마셨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러브샷 같은....ㅎ
신랑 신부 감사의 인사를 끝으로 식이 끝났습니다. 신랑이 큰절을 하듯 두 손을 이마에 가지런히 모으고 인사를 하는 것이 귀엽지요.^^
가족, 친지, 친구 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폐백을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신랑집안에만 폐백을 하였기 때문에 폐백은 생략하려나 했는데 신부집 어른들을 모시고 폐백을 올렸습니다.
참으로 봄꽃 보다도 더 아름답고 고운 한 쌍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창원의 집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는 일이 적어 그런지 혼례가 진행되는 내내 너무 간소화 시켜 대충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 같아 아쉽고 거슬렸습니다. 이왕에 시에서 운영하는 것 제대로 갖추고 제대로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나마 신랑 신부가 환했기에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