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그 절묘한 색깔 / 오정방
이 들판과 저 산,
온갖 초목의 색깔을
초록으로 지으신
창조주께 감사한다
붉은색이 아니고
검은색이 아니고
노란색이 아니고
초록색으로 지으신 것을
감사한다
붉은색이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더 혈기를 부렸을까
검은색이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더 생각조차 검었을까
노란색이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더 현기증에 시달렸을까
우리 일상생활에
포근하고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초록으로 초목을 지으신
창조주의 그 은혜에 감사한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것은 잎이 아닌 화사한 꽃잎
여리디여린 저만의 고운 빛과 향으로 피어나
얼어붙었던 사람들의 눈으로 맘으로 먼저 스며 들고 난 다음
연두빛 초록이들이 뾰족뾰족 돋아나 싱그러운 기운을 더해준다.
바야흐로 초록의 계절, 온 세상이 신록으로 물들어 가는 즈음
1년 내내 알록달록이었으면 귀함도 설레임도 없다는 것을
자연은 너무 잘 아나 보다 또한 1년 내내 똑같은 초록이어도
아닌된다는 걸 감탄스러울 만치 잘 아는 듯하다.
하루하루 짙어져가는 신록이 경이로움으로 눈부시다.
불두화꽃은 몽글몽글 뽀글이 연두빛 이었다가 차츰차츰
본연의 색을 드러내면서 하얀색이 된다.
예년을 돌아보면 4월초파일을 앞 두고 하얀 꽃빛을 내며 절정을 이루는데
확실히 꽃피는 시기가 많이 앞당겨 진듯하다 벌써 꽃색이 요로코롬 하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