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통도사 춤추는 솔바람길 따라
통도사 입구 무풍한송로
수백년 수령의 붉은 적송들이 춤을 추듯 어우러져
짙은 솔향을 풍겨내는 아름다운 길을 자박자박 셋이서 걸었습니다.
물소리 바람소리 춤추는 솔바람소리.....솔향기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입니다.
길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한 길....^^
통도천 양 옆을 호위하듯 오랜세월 지키고 서 있는 노목들의 위엄은
언제봐도 또한 멋진 풍경이구요.^^
봄이 새록새록 다 온 듯한데 아직은
잎들도 꽃들도 움츠려있는 때입니다.
찬바람 속에서도 수양매화는 곱게 피어 나그네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단청의 색이 다 바랜 오랜 목조건물들이 여기저기 여럿 흩어져
가람을 이루고 있는데 솜씨도 모자르고 동행하는 이 있어
맘대로 휘휘 다니며 담지를 못해 눈으로 본 것만 역시 훨씬 못합니다.
규모가 큰 편인 사찰이다 보니 물을 마실수 있는 곳도 여러군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고 넓은 곳인데도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적멸보궁의 대웅전 뒤 부처님 진신 사리탑의 금강계단 쪽은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겹겹이 보이는 전각이 특히나 아름다운 통도사 가람인데
그 역시 제대로 담지를 못했습니다.
호젓한 날 호젓히 다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찰의 풍경과 오랜 세월의 홍매화가 잘 어우러져 홍매화 필 때면
진사님들의 발걸음이 빼곡한 곳인데
그 유명한 홍매화는 이미 피었다 진 뒤여서 아쉬웠지만
뒤 늦게 핀 청매화의 단아함도 아름다웠습니다.
목련은 아직 몽우리 망실망실 꿈을 꾸고 있고요.
뒤늦은 발걸음을 위해 분홍빛 웃음을 아직 간직한 홍매화
금강계단을 나와 소원 동전도 던져봅니다.
울딸냄이와 지기는 동전 던지는 재주도 있는 듯 합니다.^^
통도사 매번 왔다 가면서 다시 천천히 둘러 보고픈 절집인
아쉬움이 남습니다.
통도사를 오면 항상 들리는 곳 1+1 서운암...^^
봄을 기다리는 항아리들
서운암을 몇 번 와 보았지만 이 곳에서 공작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하 아름다운 자태의 공작이 울타리 없이 자유롭게 온 산을 돌아다닌다니...
참으로 부러운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서운암의 매화는 몽오리가 터질 듯 말 듯한 미소로 항아리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앙징맞고 귀여운지요.^^
서운암 뒷산 지천으로 피어나는 금낭화도 여러 들꽃들도 아직은 찬바람 속에
꽁꽁 숨어 꽃 볼려면 4월 제철에 오라는 듯
봄바람만 가득했습니다.
차로로 씽씽 내려오는 길
소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아쉬운 발걸음이지만
기분 좋은 길입니다.
다음 걸음에는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그 솔바람길을 그 통도천을 그 가람을 제대로 느끼며 돌아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