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베란다 창으로 내다 본 하늘
산넘어가는 해가 꼬리를 감추며
붉게 타고 있었다.
영글어 가고 있는 결실 위
고운 옷 갈아 입을 준비로 한참인 초록 위
사랑하는 연인들의 이마 위
고단한 삶을 이끌고 가는 이들의 가슴 위
많은 비로 폐허가 된 시궁창에도
그 어느곳 하나 놓치지 않고 햇살을 비추어 주느라고
오늘은 많이 곤 했나보다
붉게 지는 것을 보니......
내가 살아있기에 만나게 되는
이 경이로운 자연의 색에 새삼 감사했고
노을 속에서 웃고 있는 네가 많이 그리웠다.
2010. 9월 첫 주 나른했던 휴일
노을이 준 선물에 한참을 설레였다 / 경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