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진다.
날마다 붉어져 가는 이 가을
그 보다 더 붉게
황홀한 빛으로 노을이 진다.
덩~~~~~~
저녁 타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끊어질 듯 이어지는
관음사 서른세번의 타종소리
덩~~~~~~
노을 속으로 퍼져 나가며
마음의 평화를
그대의 평안을 두 손 모으게 한다.
달님은 언제 떠 올랐는지
내머리 위에서
지는 해를 그윽하게 바라 보고 있었다.
달님의 정성어린 배웅을 받으며
노을은 가고.....
해가 지고 땅거미가 지도록
난간에 기대 넋 나간 사람처럼
한참 동안 서 있었다.
빨간 노을에 물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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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아름다움을 들려주는 그대
노을빛, 달빛, 가을빛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알 듯 모를 듯
내 가슴 어딘가에 닿아
빛 보다도 빠른 속도로 번져
오만가지 색으로 물들이더니
활활 타오르게 한다.
내 안 어느 곳에 숨어 있었는지
나도 몰랐던 불덩이가
그대 앞에서 활활.......
2010.10.17. 노을 / 경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