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대로

그리움에게 휴일을

#경린 2010. 12. 4. 16:15




그리움에게 휴일을 / 경린 그대 그리워하며 잠든 밤을 뒤로하고 새로이 맞이한 깔깔한 새아침, 청바지에 가벼운 자켓,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가을의 어느날이라고 해도 될만치 따뜻한 햇살입니다. 가을 자리를 다 내 주고 겨울을 받아들이고 있는 하늘은 마지막 코발트의 자신감을 뿜어내듯 진하디 진한 아쉬움의 눈물을 뚝뚝 흘리고 양의 꽁지 같은 보송보송 솜구름은 그 눈물을 닦아주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품에서 아픔을 같이하며 예쁜 그림으로 흠집을 가려 주고 있는 구름이 오늘따라 한 없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포플러, 느티나무, 벚나무 그리고 은행나무잎이 순서대로 떨어져 차곡차곡 어울림이 좋게 잘 짜여진 융단 같은 낙엽길 가로수를 걸었습니다.
 

가을의 여운을 붙잡고 길게 터널을 만들어 주고 있는 나무들의 화려한 호위 속에 바스락 바스락 낙엽을 밟는 그 재미가 발꼬락 끝에서 머리꼭대기 끝으로 짜르르 전율하며 묘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한 걸은 한 걸음 포플러 나뭇잎에 그대 미소를, 느티나무잎에는 보고픔을, 벚나무잎 위에 그리움을, 은행나무잎에 내마음을 한 켜 한 켜 쌓아 발도장으로 꾹꾹 눌러줍니다. 그대여, 오늘은 내 가슴속에서 잠시 나와 고운햇살 받으며 예쁜 낙엽들이랑 퍼지르고 앉아 알콩달콩 소꿉놀이하고 있으세요. 햇님이 꿈나라로 가기 전에 바쁜 일을 끝내고 서둘러서 돌아올 것이니......




Solo Hay Una Para Mi-Semino Ros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