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 안도현
한 번은 만났고
그 언제 어느 길목에서 만날 듯한
내 사랑을
그대라고 부른다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홀연히 떠나는 강물을
들녘에도 앉지 못하고 떠다니는 눈송이를
고향 등진 잡놈을 용서하는 밤 불빛을
찬물 먹으며 바라보는 새벽 거리를
그대라고 부른다
지금은 반쪼가리 땅
나의 별 나의 조국을
그대라고 부른다
이 세상을 이루는
보잘것없어 소중한 모든 이름들을
입 맞추며 쓰러지고 싶은
나 자신까지를
그대라고 부른다
쇼울을 여미고 다가선 유리창 너머
차가운 공기속
가늘게 천천히 퍼져오는 겨울 아침햇살
눈이 올거라고 했는데......그 어느곳에는 지금 어쩌면
눈이 오는 곳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과 기다림
오늘도 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 위에
눈꽃 송이송이 흩날리며
눈부시게 오고 있는지도.......
새초롬하게 소리없이 지나가는 차가운 공기
그리운 그대와 함께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싶은 날입니다.
2010.12.08. 겨울아침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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