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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여행

#경린 2021. 10. 16. 16:33

창원에서 강원도까지는 먼 거리라 여행하기가 쉽지는 않다.

차라리 비행기타고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택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비행기 길이 막히니 강원도로 눈길이 가게 되었다.^^

몇 군데의 휴게소에서 잠시잠시 쉬며 올라가야 하는 먼길이었지만 오래간만의 장거리 여행이라 마냥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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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고지 전적비

 

올라가고 올라가서 최북단 백마고지부터 들렀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백마상이 뚜둥~~ 여기가 백마고지임을 알리고 있었다.

 

전적비로 오르는 길에 자작나무의 호위를 받은 태극기의 펄럭임은 멍 때리고 그 길을 무한히 올려다보게 하였고 마음가짐과 발걸음을 새로이 가다듬게 하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 길은 호국영령의 위령비로 인도했다.

위령비, 기념관, 백마고지 전적비를 지나면 백마고지를 볼 수 있는 자유의 종 언덕이 나온다.

 

6.25 전쟁 때 국군과 중공군이 이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

당시 심한 포격으로 산등성이가 허옇게 벗겨져 백마()가 쓰러져 누운 듯한

형상이라 '백마고지'라고 부르게 되었다한다.

지금은 나무가 자라 초록으로 무성하나 가지는 못하고 먼발치에서 망원경으로 봤다.  

 

사전 예약을 하면 자유의 종에서 민통선 안쪽의 백마고지 아래까지 트래킹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자유의 종에서 발길을 멈추고 철원 평야 넘어 백마고지를 아련히 바라보고 왔다.

지금쯤은 그 광활한 평야가 황금빛으로 넘실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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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사

 

해방 후 한국전쟁 전까지 공산치하 5년 동안 북한이 철원, 김화, 포천 그리고 이북이니 평강 일대를 관리하던 당사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많이 알려지고 별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노동당사

전쟁 중 주변의 다른 건물들은 모두 무너졌으나 노동당 사는 남아 현재까지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때의 긴박하고 참혹했던 순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

뼈대만 남은 건물 전체는 총알과 포탄 자국으로 성한 곳이 없었다.

건물 내부는 들어갈 수 없어 주위를 빙 한 바퀴 돌아보았다.

 

총알과 포탄이 뚫어 놓은 구멍에는 풀꽃들이 뿌리를 내리고 한들거렸다.

척박한 시멘트 벽에 아스라이 앉아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고 다시 싹을 틔웠을 그 모습에 한참 동안 시선에 빼앗겼다.

 

도피안사

 

피안(해탈)으로 건너간다는 절집 도피안사

철원 그 넓은 평야에 오도 마니 앉은 절집

그 적막함에 잔잔히 울려 퍼졌던 풍경소리와 아이들의 소곤거림

그 속에 잠깐 머물렀던 시간은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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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탕폭포와 현무암 돌다리

 

하천을 가로지르며 넓게 펼쳐져 물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직탕폭포

산의 계곡에서 외줄기로 떨어지는 폭포와는 다른 모양새라 새롭기는 한데 그 떨어지는 높이가 약 3m3m 정도라 아쉬움이 있기는 하였다.

높이가 높았더라면 나이아가라 폭포 같은 느낌이 났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폭포 위로 철원의 현무암을 이용하여 만든 다리가 있었다.

상당히 단단하고 야무지게 만들어져 자전거도 거뜬히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철원의 가는 곳곳 마다에는 거무스름하면서도 한눈에 현무암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돌들이 눈에 띄었다.

현무암은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돌인 줄 알았는데 철원에 웬 현무암 하였더니만 철원의 현무암은 더 까맣고 단단하여 무거운 것이 다르다고 한다.

 

용암이 지나가며 만들어진 계곡과 주상절리의 절경들이 더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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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소 주상절리와 은하수교

 

한탄강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라 하여 기대를 하였다.

철원평야를 흐르던 용암이 만든 절경 송대소

물빛도 청량하고 물길이 휘감아 도는 아름다운 경치도 아름다웠다..

주상절리 하면 아무래도 제주도가 대표적이 만 철원이나 경주 등 곳곳에서 용암이 만든 비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이 아닌가 싶다.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은하 수교 바로 앞에 카페가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앞마당으로 품고 있는 카페라니.... 카페 주인이 부러울 정도였다.

 

은하수교는 긴 유리 바닥을 가지고 있는 다리로 절벽 아래 급류가 흘러가는 풍경을 발아래로 내려다보며 건널 수 있다.

하지만 오금이 저려서 나는 유리 위로는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다. 사이드로 걸어가는대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강 위에 주상절리를 둘러볼 수 있는 다리가 있었던 듯한데 폭우로 다리가 망가져 방치되어 있는 상태였다.

둘러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다.

은하수교 건너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볼 수 있는 두군데의 전망대가 있다하였으나 그쪽으로는 가 보지 못하고

은하수교 근처에서 커피 마시고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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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정 꽃밭

 

8만 평이 넘는 대단지에 형형색색 예쁜꽃들이 벌이는 대잔치

 

9월 초에 꽃축제를 오픈하였다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진 꽃도 있고 막 피어나는 꽃들도 있고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것들도 있었다.

꽃이 지고 있는 시기인데도 이 정도면

꽃들이 다 피어 절정을 이루었을 때는 정말 장관이었을 듯하다

넓은 대지 위에 펼쳐지는 꽃들의 향연 속은 거닐며 산책하기에 호사스러운 곳이었다.

 

꽃이 주는 행복감은 참 크다. 그 속에 퐁당 빠질 수 있는 곳이니 누구나 이곳에 오면 꽃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해가 쨍쨍한 날 걷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도 하므로 이곳을 갈 때는 꼭 모자나 양산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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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정

 

10m 높이의, 그리고 그 주변 현무암 협곡의 깊은 풍경이 매혹적인 곳 고석정.

고석정 정자는 기암봉 꼭대기에 원래 있었는데 현재 자리로 옮긴 것이라 한다.

 

1억 년 전 만들어진 기암 고석과 수직 절벽의 환상적인 풍경이 아름다워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하였지만

임꺽정이 활동하였던 곳이고, 신라 진평왕과 고려 충숙왕, 세종대왕 등 왕들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단다.

그 풍경 속에 서 본다는 것이 경이로움이었다.

 

고석정에서 통통배를 타고 그 주변을 둘러볼 요량이었는데

통통배 사장님이 집안의 일로 며칠 통통배 운영을 못한다 하여 적잖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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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담계곡 잔도 주상절리 길

 

한탄강 절벽을 따라 잔도 길을 놓아 주상절리의 아름다운 비경을 구경할 수 있는 한탄강 주상절리 길

아직 개통 전이긴 하지만 혹시나 하여 가 보았는데 역시나였다.

아쉬움 한가득

 

용암이 만들어낸 한탄강 절벽이 주는 경이로움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2112월부터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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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연폭포

 

폭포 하면 대체로 산속 계곡에 있는 법인데 삼부연폭포는 도로가에 위치 해 있다.

하긴 원래는 이곳도 산속이었을진대 사람들이 그 앞으로 도로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바로 보이는 용화터널을 지나가면 폭포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에서는 폭포 줄기가 다소 외소 해 보이기는 하는데

비 온 뒤 가서 그런지 물줄기가 우렁차고 물을 담아내는 아래 웅덩이도 아주 깊어 보였다.

숲과 어우러진 곳이라면 그 멋스러움이 배가 되었을 듯 한 곳이었다.

 

2020년 유네스코 지질공원으로 등록된 한탄강은 큰 여울의 강이란 뜻으로 계곡이 깊고 여울이 커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창원에서 철원까지는 참으로 먼 거리였지만 용암이 계곡을 메우고 하천에 의해 다시 깎이며 협곡이 형성된 비경들은 그 먼 거리를 달려온 그 이상의 선물이기에 충분했다.

 

철원 하면 강원도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최북단 시골 내지는 6.25 전쟁의 격렬한 전투지 정도로 생각을 하였었다.

수십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현무암 협곡의 수려한 풍경을 만날 것이라고 일찍이 몰랐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