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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다 점심 먹으러 가는 동료들 만나 씨익하고 웃었더니 이가 시렸다. 날씨가 추워 이가 시린 것인지 애를 둘 낳다보니 이가 시리게 된 것인지 좌우지간 스치는 공기도, 눈에 보이는 풍경도 장갑을 낀 손도, 털양말에 부츠를 신은 발도 모두가 시렸다. 눈 없는 겨울, 눈이 그리움이듯 며칠 따뜻했던 겨울, 추위가 그리움이 되어 그립다 못 해 그 그리움에 묻혀 버린 날 그리움을 안고 재래시장 한 바퀴 휘 돌았다. 또각또각 부츠굽에서 쇠소리가 났다. 점심 먹으러 가는 구둣가게 사장님 잡아 부츠를 벗어 맡기고 구둣방 밖 의자에 몸과 내마음을 느긋이 풀고 앉히니 그제서야 밝음으로 웃고 있는 햇살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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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의 구둣가게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그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 정말 따뜻했다. 내반지를 반짝이게 하고 내 손톱을 빛나게 하는 햇살의 따사로운 장난에 눈은 자불자불, 부츠 속 털양말을 신고도 시려 옴짝 웅크리고 있던 발가락은 슬리퍼 밖으로 기지개를 폈다. 구둣가게 앞을 지나가는 바람도 따뜻하게 몸을 녹이고 잠시 쉬었다 자불고 갔다.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땐 햇살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고우면서도 야들야들해져야겠다. ^^ 맑음으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을 투명한 유리병에 가득 담아두고 싶었다. 꾹꾹 눌러 담아 두었다가 너의 마음 흐린 날 고스란히 보내 주고 싶었다. 네마음 흐린 날 기다려봐 햇살 가득 담은 택배가 도착할거야. ^0^ 2010.12.17. 네마음 흐린 날 햇살을 / 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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