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대로

아들의 운동화 말리던 날

#경린 2011. 5. 14. 14:55




햇살 고운 봄 날 생각만 하고 있던 너의 운동화 빨기를 했다. 비누칠을 하고 쓱쓱싹싹 솔로 문지르니 네 운동화를 빨아 주었던 때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더구나 초등학교 다닐 때 하얀 실내화부터 네 스스로 빨아 가게 했었고 신발끈을 묶어 주기보다는 묶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신발끈 스스로 묶으며 운동화도 스스로 빨아 신었던 너 이제 다 커서 빨아 주지 않아도 되는데 어쩌면 다시 없을 경험 속에서 학창시절의 네발자취들과 함께 오순도순 정다웠다 멀리 다니러 간 너를 기다리며 운동화들이 햇발 바른 곳에서 느긋하게 낮잠을 자고 있다 어쩌면 너를 품에 안고 신나게 외출하는 단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햇발 바른 날 아들의 운동화를 말리며 / 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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