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하늘에 쓰네 / 고정희

#경린 2011. 6. 19. 09:58

 

 





하늘에 쓰네 / 고정희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가슴 속 천봉에 눈물 젖은 사랑이여 억조창생 물굽이에 달뜨는 사람이여 끝남이 없으니 시작이 없는 곳 시작이 없으니 멈춤 또는 없는 곳 수련꽃만 희게 흔들리는 연못가에 오늘은 봉래산 학수레 날아와 하늘 난간에 적상포 걸어놓고 달나라 광한전 죽지사 열 두 대의 비파에 실으니 천산의 매화향이 이와 같으랴 수목색 그리움 만리를 적시도다 만리에 서린 사랑 오악을 감싸도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맘가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박 / 김용택  (0) 2011.06.26
솟구쳐 오르기 2 / 김승희  (0) 2011.06.19
산다는 것 / 박경리  (0) 2011.06.16
일 잘하는 사내 / 박경리  (0) 2011.06.16
잡담 길들이기 8 / 마종기  (0) 201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