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솟구쳐 오르기 2 / 김승희

#경린 2011. 6. 19. 21:20

 

 




솟구쳐 오르기 2 / 김승희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날게 하지 않으면 상처의 용수철 그것이 우리를 솟구쳐 오르게 하지 않으면 파란 싹이 검은 땅에서 솟아오르는 것이나 무섭도록 붉은 황토밭 속에서 파아란 보리가 씩씩하게 솟아올라 봄바람에 출렁출렁 흔들리는 것이나 힘없는 개구리가 바위 밑에서 자그만 폭약처럼 튀어 나가는 것이나 빨간 넝쿨장미가 아파아파 가시를 딛고 불타는 듯이 담벼락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나 민들레가 엉엉 울며 시멘트 조각을 밀어내는 것이나 검은 나뭇가지 어느새 봄이 와 그렁그렁 눈물 같은 녹색의 바다를 일으키는 것이나 상처의 용수철이 없다면 삶은 무게에 짓뭉 그러진 나비 알 상처의 용수철이 없다면 존재는 무서운 사과 한 알의 원죄의 감금일 뿐 죄와 벌의 화농일 뿐

 




상처로 부터 솟구쳐 오르는 용수철이 없다면 그 상처의 화농에 파묻혀 허우적거리리 살아가는 삶, 매일매일이 상처투성이의 삶 오뚜기처럼 튕겨져 오르는 상처의 용수철 그대의 상처 아무리 깊다한 들 또한 그만한 용수철의 힘이 생겨 나리니 하늘 높이 훨훨 날아올라 힘찬 날개짓 하리니 상처가 없으면 튀어오르는 용수철 제 몫 못하리 상처를 비상의 날개로 삼아 솟아 올라 봄이니 그대여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하더만요. 상처의 용수철 힘차게 발돋움해서 멋지게 솟아 올라 그 상처 깨끗히 자국없이 치유되길.....^^




이녀석은 도대체 어디서 왔을까? 어디로 들어왔을까? 내가 데려온 적은 없는데..... 알로 왔을까....성충으로 왔을까.... 작년에 가지치기를 잘못하였는지 올봄 내내 상처에서 솟아오르기를 하더니 드디어 새싹을 올리고 있는 치자나무에서 한가로이 자불고 있는 녀석.... 어디서 왔을까....이름은 뭐지...?? 내가 매일아침 애처로이 바라다 보고 있는 치자나무의 솟구쳐 오르기에 너도 다독임으로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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