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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금원산(1.353m) 위 치 : 경남 함양군, 거창군 산행코스 : 주차장 -> 관리사무소 -> 자운폭포 -> 유안청1.2폭포 -> 동봉 -> 금원산정상 -> 지재미골 -> 독가촌 -> 문바위 -> 주차장 산행시간 및 거리 : 5시간(11km) 날 씨 : 햇살 방실 + 구름 간간히 찡긋 + 바람 야속한 미풍 + 내육신:집중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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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를 따라 한 달에 한 두번 산행을 한다는 친구에게 가을이 되면 나도 좀 데려가다오 했었는데 어느 날 문자가 들어 왔다. "이제 찬바람도 슬슬 불고 하니 산에 한 번 가 볼꺼나??" 어디를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산에 간다는 그 사실이 설래임이었다. 간단한 점심만 준비해서 오면 된다기에 동네 뒷산 올라가듯 목적지인 금원산에 대한 사전 정보를 찾아 볼 생각도 않고 쫄래쫄래 나선 길..... 함양 금원산 1353m라는 산행지도를 받는 순간 오 마이 갓..... 1353m라고라........ 산이라고 해 봐야 직장 동료들과 함께 간 창원 정병산, 마산 팔룡산 등 동네 뒷산이 전부인데, 그것도 두 어번....그것도 아주 오래 전..... 그런데....1353m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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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가는 내내 걱정이었다. 1000m 넘는 산은 고등학교 때 아부지 따라 지리산 천왕봉 오르고 30년 만에 처음이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진영을 출발해서 함안을 지나는데 벌초를 가는 차량들로 정체가 심했다. 도로에서 예상외의 시간이 지나다보니 행선지 수정을 해야하는거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왔지만....무조건...고고씽.... 엥~~~좀 낮은 산으로 바꿔도 되는데..... 출발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비가 제법 내려 준 덕분에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와 청량한 물소리는 더위를 가시게 해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경사가 심해지면서 땀은 비 오듯 쏟아졌고 숨소리는 쌕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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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잠깐 점심을 먹었는데 땀도 많이 흘리고 지쳐 있어 전혀 밥 생각이 없었지만 아직 갈 길이 머니 먹어두어야 한다는 친구의 말과 맛난 고추장 무침을 즉석에서 해 주신 매콤함 덕분에 허기를 때우고 다시 경사진 길을 따라 올랐다. 산이 섰구나 섰어 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너무너무 가파른 길..... 아이고 아부지....소리가 절로 나왔다. ^^ 바위를 오를 때는 혹여 미끄러질까 다리와 발에 힘을 많이 주었더니 쥐가 나기도 했다. 두통이 온 것은 한참 전 이었지만.... 그래도 존심에 내색할 수도 중간에 포기 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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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이러하다 보니 주변경관을 보고 음미하고, 즐길 여유가 내게는 없었다. 어찌 정상까지 올라갔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금원산 정상은 탁 트인 느낌이 없어 아쉬웠지만 정상을 지키고 있는 정상석에서 친구와 서서 인증샷 찍고 먼저 간 선두 그룹을 쫓아 하산 시작 오를 때의 가파름 만큼 하산길도 만만치 않았다. 다리는 힘이 풀렸고 머리는 먹구름 잔뜩..욱신욱신... 내육신은 완전 집중호우 상태..... 여길 내가 왜 왔든고...싶었지만 주저 앉아 있을수는 없으니 죽으나 사나 마지막 그룹의 일행들을 따라 무작정 다리를 옮겼다. 그런 날 보고 산을 잘 탄단다. 잘 타는게 아니고 정신력으로, 오기로 낑낑하고 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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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다 내려 왔을 즈음 핸폰을 꺼내 보니 울아부지의 부재중 전화 3통... 아이고 큰일이다..... 부랴부랴 전화를 했더니 기차화통 삶아 먹은 역정을 내신다. "너는 도대체가 핸드폰을 폼으로 들고 다니냐??" "산에 와서 그래요" "산? 무슨산?? 니가 청개구리도 아니고 하필 이 더운 날 산은 무슨 산을 간단 말이고..." 로 시작한 울아부지의 걱정...줄줄줄.....ㅎ "괜찮아요. 무사히 다 내려 왔어요." "그래? 우짜든지 조심하고...다름이 아니고..." 더위에 엄청 약한 딸이 이 더운날 산에 올라 역정이 엄청시리 나셨는데 울 아부지 전화하신 이유가 기분좋은 소식이라 잔소리(?)를 그나마 많이 듣지 않았다. ^^ 작년에 아부지께서 골라 주신 땅이 많이 올랐단다. 팔지 않겠느냐고 누가 연락을 한 모양..... 옆에서 보고 있던 친구 "아버지 여전 하시네" ㅎ "그래도 학교 때랑은 비교도 안 되는걸 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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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어찌나 시원한지 옷 입은채로 물 속으로 풍덩...^^ 차가운 계곡물이 땀도 끓어 올랐던 열기도 말끔히 식혀 주었는데, 머리는 여전히 깨질듯이 아파 진통제 두 알을 먹었다. 산악회 총무님께서 직접 잡아 끓여 오신 다슬기 국과 돼지머리 눌린 고기로 뒤풀이를 하고 집으로... 창원 도착하니...몇 시 였더라...?? ^^ 저녁 9시는 훨씬 넘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다....^^ 샤워하고 바로 넉다운 하고는 필름이 끊겨 버렸다. ^^ 다음 날....월요일 다리의 근육통과 두통으로 왼종일이 먹먹 화요일... 다리의 근육통은 남아 있었지만 머리가 맑아져서 살만했다.^^ 역시 사람은 머리속이 맑아야 한다. ^^ 수요일... 육신과 정신이 모두 원상복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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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와 함께 한 이번 첫 산행은 정신이 없었다. 넘 숨가쁜 스케쥴에, 따라 가는 것 만도 벅참이었다. 그 날이 어찌 지나갔었는지 조차도 모르겠다. 다녀왔던 사진들을 보니 그래도 기억들이 새록새록 금원산은 참 멋진 계곡을 가진 산이었는데..... 정신이 없어 함께 한 산악회 회원님들께 감사하단 인사도 못하고 왔다. 다음 산행에서는 제대로 준비를 하고 수영으로 체력도 길러서리 아름다운 자연을 제대로 즐기고, 제대로 담아 와야지하는 욕심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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