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앉아 씨익 웃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름다운 미모 보다 웃기 좋아하는 무던함을 주셔서
나를 보는 이들을 편안케 해 줄 수 있어 다행이다.
늘씬한 키에 잘 빠진 육체보다
아름다운 영혼을 타고 난 것 또한 참말로 다행이다.
노래, 그림, 글, 손재주, 머리...그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지만 마음 속에서 그냥 톡톡 튀어 나오는
고르지 않은 글이라도 계속 열심히 날개짓 하려고 하고,
열손가락 가만히 두지 않고 꼬무작꼬무작
뭐라도 하겠다고 하는 본능을 주셔서 다행이다.
뛰어나고 명석한 두 뇌보다
노력 할 수 있는 인내와 민첩성을 주셔서 다행이다.
기막히게 재수가 좋고 운이 좋은 것 보다 그저 평범하고
평온한 날을 이어 갈 수 있게 해 주셔서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 ^^;;
20090816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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