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황홀한 거짓말 / 유안진

#경린 2010. 7. 23. 09:46

 
 





황홀한 거짓말 / 유안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힌 이 한마디 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 담을 수 밖에 없다니요. 겨울 한밤 귀뚜라미 거미줄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걸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