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

#경린 2010. 9. 17. 10:45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스페니쉬



사랑이란
눈 멀고
귀 먹고
벙어리 되어
그래서, 고요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빈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이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말문이 터여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홀로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였다가, 생시였다가
그 전부였다가
마침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부름을
말없이 기다리는 일이다.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