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갈선광님 (http://wing91.tistory.com)
하루종일 그 사람과 함께 합니다 / 경린
하루 종일 그 사람이 따라다닙니다.
내가 가는 곳 마다 그 사람이 함께 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내사랑 잘 잤어?" 그의 목소리에 기지개를 켭니다.
칫솔에 치약을 가득 짜고 거울을 보면
하얀이 드러내며 씨익 웃는 그가 있습니다.
은행잎 노랗게 떨어져 물든 거리에서도
나란히 팔짱을 끼고 걷습니다.
마주 잡은 그의 손 따뜻한 온기가 느껴집니다.
맛난 거 먹을 때도 그 사람은 함께 입니다.
뭘 먹어도 그 사람이 함께 해서 맛납니다.
커피를 마시면 그 커피향 속에도,
음악이 흘러 나와도 그는 그 속에서
"이 노래 좋지" 하며 어깨동무하고 있습니다.
쌓여 있는 서류뭉치 더미 그 너머에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쉬엄쉬엄"하며
꼭 안아 주고 입맞춤으로 배웅 해 주던 그가 있습니다.
중요한 회의를 하는 중간 중간에도
"오늘은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고 가요"하며
내 어깨를 툭툭 털어주듯 챙겨 주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복사기를 돌리면 사각사각 복사되어 나오는
용지위에도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 주던
그의 얼굴이 한 장 두 장 포개어집니다.
달을 보며 퇴근하는 퇴근길에서도
"밤길 조심해요" 하며 그는 같이합니다.
하루를 마감하며 다시 내일을 기약하고
함께 꿈나라로 갑니다.
하루 종일 그 사람이 따라다닙니다.
내가 가는 곳 마다 그 사람이 함께 있어
계절은 분명 겨울인데 내마음은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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