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화면에서 모든 것이 반사되는 그림들은,
상징을 담은 기념비적 형식으로서만 내게 의미가 있다.
번득이는 섬광처럼 순간에 불과한 우리의 작은 1초들이
가치영원과 동등한 차원에서
우주를 가로지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화로웠던 순간, 사물과 인간이 나무랄 데 없는 질서로
결합했던 아름다운 순간들은 삶의 고마운 축복이었다.
아마도 그 순간을 나는 사랑의 환희로써, 봄날의 눈부심
속에서 미약하게나마 하나의 상징처럼 구현할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한 용서와 이해 속에서,
너그러운 관용과 나눔의 충만 속에서 찰랑이는
수면처럼 영원같은 평정이 찾아와 주었던 것이다.
인간의 삶은 일회적인 것이고,
세상과는 단 한번의 짧은 만남에 불과하다.
모든 것이 만일 지금 이 순간 사라진다고 한다면,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한가지
서로 손을 잡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 누구나 그렇게 할 것이다.
타인에 대한 이기심과 질시와 원망을 버리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그건 이 한순간의 인생에서 응당 가질만한 본질적인 감정이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랑 말이다.
연두시대는 화해의 노래이다.
그리고 그건 반쯤은 소망사항인지도 모른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너그러운 사랑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는,
고통스러워하며 망집에 휘돌리는 작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세상의 어둡고 황폐한 측면을 늘 바라보면서,
인간과 사물의 아름다움과 미덕들은 너무나 조금밖에 보지 못한다.
실제로 삶이라는 잔은 그리 크지가 않아서,
향기로운 것들로만 가득 채우려 해도
그저 한모금이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글 . 그림 / 우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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