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세계

세상의 욕망을 관조하는 두 눈 - 김지원의 맨드라미

#경린 2012. 3. 3. 21:35

 



'맨드라미 연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가 김지원 그의 작업은 늘상 연작형태로 진행이 된다. 하나가 아닌 몇가지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이 되면서 하나의 챕터를 쌓아나가고 이것이 하나의 전시가 된다.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맨드라미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10년 전 우연한 기회에 강원도 영월의 한 초등학교 화단에서 맨드라미를 발견하게 되면서부터다.

 


그 때 식물이지만 동물같기도 한 이중성에 이끌려 
그 야생의 맨드라미를 집에 가져와 꽤 오랬동안
곁에 두면서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식물인데 내장같기도하고, 뇌 같기도 하고,
천엽 같기도 하더라구요. 한여름 피어나는 맨드라미
보다는 가을로 넘어가는 시즌의 맨드라미를 주로 그렸죠.
요즘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은 한겨울에 완전히
시든 맨드라미에요. 또다시 봄이 오면 인간이 가꾸지 않아도
스스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겠죠.
그렇게 하나의 자연의 이치로서 고개 숙여서 시들고
녹아내리고 다시 피어나는 자체가 장엄해 보이는 거에요."

 

 


김지원은 그의 작업노트 안에서 맨드라미 작업에 대해
'맨드라미 그림 속에 욕망 한 덩어리, 맨드라미 그림 속에
독사 한 마리, 맨드라미 그림 속에 연정 하나, 맨드라미
그림 속에 혁명 하나'하고 서술한다.

 


이처럼 그는 그저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꽃이 피는 자연의 순리,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글 - 월간 '미술세계' 에서 담아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