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 나태주

#경린 2011. 9. 6. 11:56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랑한다는 말 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 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 감당할 수 없기 때문 모진 마음 내게 있어도 모진 말 차마 못하고 삽니다 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 외롭고 슬픈 마음 내게 있어도 외롭고 슬프다는 말 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 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 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 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 삽니다 모진 마음을 달래며 삽니다 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 숨기며 삽니다 나태주





하고 싶은 말 참지 않고 다 하고 산다 생각했는데 차곡차곡 잘 개어 두었다 펼쳐보곤하는 말이 내게도 있구나...... 푸르륵 성질머리 더러워도 곱고 가지런히 색깔 맞춰 칸칸이 넣어 두었다 포도주 한 잔 생각 날 즈음 남몰래 꺼내어 되뇌어 보는 말이 내게도 있구나...... 누군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