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에게만 오는 햇빛 / 서봉석
저렇게 찬란한 해 부심 속에도
유독히 나에게만 오는 햇빛 있다.
저렇게 많은 별들 반짝임 중에서도
나만을 위해 자즈러지는 눈짓이 있다
저렇게도 자주 부는 바람 속에도
나만을 향하는 설레임이 있다
저렇게도 크게 화 한 화엄의 고요 속에
유난히도 나만을 에우는 침묵이 있다
저렇게도 여럿 핀 꽃들 중에도
내가 품어야 완성되는 향기가 있다
해와 달 그리고 별이 꾸미는 세상에서
어디 내가 그냥 내 한 몸이랴
저렇게 많은 밀물 파도 중에도
나를 찾아 오는 출렁임 있으니
세상이 넓은 것은 그냥 속 허한 공간이 아니라
달려도 끝없이 달려야 한다는 삶의 넓이다
사랑만으로 채우기에 세상은 너무 넓고
사랑만으로 채우기에는 너무도 작은 가슴인 것을
나에게로 오는 것 어찌 모두가 다 햇빛 뿐이리
그늘이래도 정들어 달래다 보면
기어이 알게 되리라
슬픔조차 기쁨의 또 다른 얼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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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로 오는 것이 어찌 모두 햇빛뿐이리
다 내 몫이려니 하고 받아들여 함께 하다보면
어허둥둥 같이 가는 세월되더라.......
올 추석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오후에는 비가 그치기도 하여 햇살의 열기가
무던히 덥기도 하였지만 끝내 달님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해 넘어가는 서녘이 붉게 물들어 오길래
내님의 얼굴 보듯 달님을 볼 수 있으려나 했는데
역시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는 노을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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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던 부모형제들이 만나
회포를 풀고 정담을 나누는 시간.......
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노심초사....
아부지와 오빠가 한 공간에 오래 있으면
우리는 언제나 노심초사다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아부지는 예나 지금이나 당신의 주장이 항상 옳고
진리이시다. 그것에 옳다만 해야지 그름을 논하면
온 집안이 시끄럽다. 그리고 당신이 못마땅하신것은
무조건 토해놓고 보신다. 그에 토를 달아서도 안된다.
추석 전 날 친정어머니 일손 도우러 갔다가
두 서너 시간 아부지의 불편한 심기를 일단은 듣고...
늘 듣는 소리이지만 역시 눈물은 또르르........
듣고보면 다 맞는 말씀 이시기도 하지만
제발 이제는 그만하셨으면 하는 말씀들....
그냥 듣는다. 그것만 들으랴
"오빠한테 하실 말씀 저한테 다 하세요.
제가 오빠한테 꼭 전해 줄께요."
해서 오빠에게 해야 할 역정도 다
쏟아내셨다. 듣던 옴마 한 말씀 하셨다.
"제발 지금 할 말 다하고 아 오면 암말 마소...
니는 꼭 오빠한테 다 전해라이......"
자식에 대한 근심걱정 들, 무한한 욕심 들,
쌓이고 쌓인 서운함 들
모두 토해내고 싶으셨던 것이다.
긍정의 대꾸 외에는 아무말 않고 있는 딸이
답답함 이었을까...도대체가 사회생활은
어찌하고 있는지 궁금타하신다.ㅎ
어쨌거나 두 서너 시간 아부지의
쏟아붓는 사랑을, 관심을, 서운함을 다 받아 낸
덕분(?)에 그 시간 이후로는 훈풍이었다.^^
보이차가 맑고 향기로왔던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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