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볕이 따시하고 바람 좋은 날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 내내
미뤄 놓았던 빨래를 했다.
아이의 흰색티와 수건들은 간만에
폭폭 삶아 세탁기로 쌩쌩 돌려 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밥하는 내음과
이 빨래 삶는 내음이 참 좋다.^^
탈탈 털어 햇살아래 널었더니
가을볕이 꼬습게 스며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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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한 햇살의 애무에는
저마다의 색으로 투명하게
가을바람의 유혹에는
제멋대로의 춤사위로 팔랑팔랑
가을햇살에 뒤질수 없다며
쉴 사이 없이 살랑대는 가을바람에
빨래도 기분이 밝고 좋았다.
가을 햇살 속 실눈하고 먼산을 보니
골짜기 마다의 그늘이 깊다
산도 가을 그리움을 앓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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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어떻게 밖에 널어 말릴 수 있어?
비위생적이고, 탈색도 되고,
옷감이 상할 것 같은데.....
건조기를 사용하는 먼나라 친구의
말이 햇살 속에서 춤추고 있는
빨래들 사이로 뱅그르르 떠 올랐다.
그 말이 다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촌스러운가 보다.
빨래가 폭폭 삶기면서 내는 내음도 좋고
그것도 모잘라 햇살에 까실하게 마른
빨래의 내음도 좋으니.....^^
해질녘
걷어 온 빨래에서 만져지는
가을바람의 기운과 햇살 내음...
음.....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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