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주저림

가을볕이 참 고은 날

#경린 2011. 10. 2. 18:24

 



가을볕이 따시하고 바람 좋은 날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 내내 미뤄 놓았던 빨래를 했다. 아이의 흰색티와 수건들은 간만에 폭폭 삶아 세탁기로 쌩쌩 돌려 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밥하는 내음과 이 빨래 삶는 내음이 참 좋다.^^ 탈탈 털어 햇살아래 널었더니 가을볕이 꼬습게 스며 들었다.


 



간질한 햇살의 애무에는 저마다의 색으로 투명하게 가을바람의 유혹에는 제멋대로의 춤사위로 팔랑팔랑 가을햇살에 뒤질수 없다며 쉴 사이 없이 살랑대는 가을바람에 빨래도 기분이 밝고 좋았다. 가을 햇살 속 실눈하고 먼산을 보니 골짜기 마다의 그늘이 깊다 산도 가을 그리움을 앓고 있나보다.


 



빨래를 어떻게 밖에 널어 말릴 수 있어? 비위생적이고, 탈색도 되고, 옷감이 상할 것 같은데..... 건조기를 사용하는 먼나라 친구의 말이 햇살 속에서 춤추고 있는 빨래들 사이로 뱅그르르 떠 올랐다. 그 말이 다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촌스러운가 보다. 빨래가 폭폭 삶기면서 내는 내음도 좋고 그것도 모잘라 햇살에 까실하게 마른 빨래의 내음도 좋으니.....^^ 해질녘 걷어 온 빨래에서 만져지는 가을바람의 기운과 햇살 내음... 음.....역시... 좋다....^^


Now And Forever / Gheorghe Zamf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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