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가는 시

뜨거운 국밥 / 공광규

#경린 2011. 10. 14. 09:00

 



뜨거운 국밥 / 공광규 몸과 맘이 안성맞춤인 여자는 말하네 안성휴게소에서 퍼먹던 뜨거운 국밥을 잊지 못하겟다고 그러고 보니 사람은 하늘과 땅의 국밥이네 인생은 생노병사의 국밥이고 정치는 자본과 권력의 국밥이고 종교는 뭐랄까? 하여튼 무엇과 무엇의 국밥이고 연애는 핑계와 의심과 질투가 뒤섞인 뜨거운 국밥이네 그러고 보니 세상은 국밥으로 건너가는 것이네 국과 밥의 경계를 서로 뜨겁게 허물어 몸과 맘의 온도가 같아지는 것이네 너무 뜨거워 위험해지기도 하는 것이네 몸과 맘이 안성맞춤인 여자에게 말해야겠네 우리, 오늘 뜨거운 국밥이 될까? 몸과 맘의 온도가 서로 같아지는 국밥? 국과 밥처럼 평등하게 섞여 서로 맛있어지는 관계가 될까?


 



아침이 오는 새벽부터 비소리를 들은거 같다 잠귀가 밝은 편이라고 엄마가 그랬었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잠을 자다가도 인기척에 바로 반응을 하고 일어나야 할 시간이면 이른 시간이라도 어김없이 잘도 일어 난다고..... 산행을 같이 하는 친구는 긴 잠을 자지는 않지만 아주 푸욱 단잠을 자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고 했다 한 번 잠들면 세상누가와서 뭐라해도 모른다고.... 자다가도 세상의 부시럭거림에 반응하는 나는 길게 자야 피로를 회복하는 스타일인 듯 휴일... 베개만 머리에 붙이면 어느새 꿈나라... 그 꿈나라에서도 들려오는 비소리는 놓치지 않는..


 



딸아이와 가끔씩 국밥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주로 나는 순대국밥, 딸애는 돼지국밥을 주문한다. 어느 해질녘, 시장갔다가 들른 국밥집 벽에 <따로 국밥은 주문할 때 미리 말씀 해 주세요> 라고 쓰여 있었다. "야, 따로 국밥이 뭐라냐??" "글쎄...뭐지??" 갸우뚱하는 사이 국밥이 나왔다 옹기그릇에 국과 밥이 맛나게 어우러져 뜨거운 김을 피어 올리는 모습에서 '아하' 따로국밥은 밥이랑 국이랑 따로 먹고 싶은 경우를 말하는 모양 국밥은 맛나게 제대로 섞여있어야 먹음직 스러운데 국밥 먹으러 와서 왠 따로 국과 밥... 하긴 그거야 개인의 취향 따라 다 다르니...^^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몸과 맘의 온도가 따로따로 노는 날.... 그래서 뜨거운 국밥이 그리운가 보다.ㅎ 오늘 점심...우리 국밥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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