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바느질

아부지 힘들다 내년에는 니가 해 묵어 - 김장김치

#경린 2011. 12. 18. 17:51

 



"김장 할 거니께 김치통 다 챙겨 가지고 일요일 아침 묵고 바로 온나" 드뎌 울옴마의 겨울준비 소식이 왔다. 올해는 또 얼마나 하실라나... 오빠가 들어와 있으니...더 하시겠네...ㅎ 시집에서 김장을 해 주는 둘째 동생네를 빼고 해마다 울옴마는 네집의 김장을 하신다. 작년에 김장이라고 배추 여섯포기를 담궈보니 참말로 김장이라고 하는 것이 예사일이 아니더라 토요일부터 갈라고 맘먹고 전화하니 푹쉬고 일요일 아침에 오라신다. 아부지 도와주시니 걱정말고.... 일요일 아침 일찍 불타는눈동자 깨워서 갔다. 그래도 양심이 쬐꼼은 있어서리 다른때보다 엄청시리 일찍 챙겼다. ㅎ

 



해남배추 좋은넘으로다 샀다고 하시더마 배추가 얼마나 컷던지 4분의1쪽도 컸다. 울아부지 그것을 날라 자르고 절이고 씻고, 물 빼고 하심시롱 엄청 힘드셨나 보다 내내 심통을 내시더니 한 말씀 하신다. "아부지 힘들다 내년에는 각자 알아서들 해 무라 다른집들은 한 해 걸러서들 하더마 우찌 우리집은 해마다 한다꼬 난린지..." ㅎ 그러자 울오마니 배추속 넣는 손 부지런히 움직이시며 내 귀에 대고 속삭인다. "옴마 살아있는 날까지는 내가 해 줄께 된장, 고추장, 젓갈, 참기름 필요하모 가져 가고"ㅋ 울아부지는 성격이 넘 깔끔하셔서리 따라 다니시며 걸레질 옴마는 늘 터프하시어 아부지 그러거나 말거나 흘리고 묻히고....ㅋ 아부지는 김장 준비하는 삼일 내내 걸레들고 옴마 따라 다니며 닦아야 한다고 푸념 문디 영감쟁이 다하고 나서 하모 될낀데 따라 다니며 잔소리 한다고 울옴마는 아부지를 퇴박......ㅋㅋ 인천 보낼 것의 마지막 마무리는 야무지신 아부지 몫 MIT공대 초빙되어 가는 울오빠는 내년 2월말 되어야 김치를 가지러 올 것이라고 따로 김치통 지정해서리 역시 김치통 싹싹 닦아 마무리 하시는 아부지...... 오빠를 맨날 말씀으로는 구박하시면서도 챙기시는 것 보면 우리들 보다 더 챙기신다.^^ 툴툴 하시면서도 내 손이 안가모 안 된다시며 또 다 하시고...^^

 



올해 김장준비가 얼마나 힘이 드셨는지 베란다에서 절인배추 물짜기를 하시면서 울아부지 불타는눈동자에게 당부 하시는 말씀 "만디야 니는 꼭 시어무니 계시는 집에 시집 가야한다 너거 큰이모맹키로...알것나?? 그래야 누구매(너희엄마)가 고생을 안하제 알것제?" ^^ 많이 힘이 드셨나보다 하기는 연세가 있으시니 한 해 한 해가 다르실 듯...... 그기다가 딸이 나이들어 고생할까봐서의 노파심...^^ 해남배추의 부드러우면서도 달고 아삭한 맛과 울부모님의 손맛과 정성이 들어간 양념이 함께 어우러져 올 해 김장은 다른 때보다 더 맛나게 되었다. 김장하고나면 겨울준비 끝이라고 하더만 마음이 따뜻하고 훈훈.......^^ 친정집 베란다에는 군자란과 꽃기린이 빨간꽃을 피워 화사했다. 오빠가 고등학교 때 친구집 가서 얻어왔던 손가락만한 선인장은 옴마의 정성으로 키가 천정을 넘어서 버렸고....... 아들이 가져왔던 선인장이라고 지금도 애지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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